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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 전북 격파 (갈레고 활약, 이영민 감독, 역전승)

by looojj 2026. 3. 8.

솔직히 이 경기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중계 화면으로 지켜본 부천FC의 전북 현대 모터스 원정 3-2 역전승은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팀의 완성도 있는 승리였습니다. 경기 전만 해도 대다수가 전북의 무난한 승리를 점쳤지만, 막상 90분이 끝나고 나니 부천이 더 많이 뛰었고 더 절박했으며 더 과감했습니다. 저 역시 전북이 슈퍼컵 우승 여세를 몰아 개막전을 장식할 거라 생각했는데, 화면 속 전북은 리드를 잡고도 불안했고 부천은 밀려도 주눅 들지 않았습니다.

K리그 1라운드 전북 대 부천 안내
전북vs부천

갈레고 복권 터진 부천의 조직력

부천FC의 이번 승리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단연 갈레고였습니다. 원래 교체 명단에 있던 그는 전반 초반 김승빈의 부상으로 예상보다 일찍 투입되었고, 이것이 오히려 부천에게는 행운의 시나리오가 되었습니다. 갈레고는 전방 압박(High Press)에서 탁월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전북 수비진을 괴롭혔습니다. 여기서 High Press란 상대 팀이 후방에서 빌드업을 시도할 때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압박하여 볼을 빼앗는 전술을 의미합니다.

제가 중계로 지켜본 갈레고의 플레이는 단순히 골을 넣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탈압박(Press Resistance) 능력도 뛰어났는데, 이는 상대의 압박 상황에서도 공을 안정적으로 소유하고 다음 플레이로 연결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전북의 강한 압박 속에서도 침착하게 공을 지켜내고 동료에게 연결하는 장면들이 화면 곳곳에서 포착되었습니다. 바사니 역시 훌륭했지만, 이날만큼은 갈레고의 에너지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부천의 전술적 준비도 돋보였습니다. 이영민 감독은 전북을 상대로 5-4-1 또는 5-2-3 포메이션(Formation)으로 수비 블록을 탄탄히 구축했습니다. 포메이션이란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배치되는 전술적 대형을 의미하며, 5-4-1은 수비수 5명, 미드필더 4명, 공격수 1명으로 구성된 수비적 대형입니다. 전반전에는 상대의 공격을 견디며 실점을 최소화하고, 후반 60분 이후부터 역습(Counter Attack)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 명확했습니다.

전북의 치명적 실수와 집중력 문제

전북은 두 번이나 앞서가면서도 경기를 내줬습니다. 이동준이 세트피스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듯 보였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수비 라인에서 실수가 터졌습니다. 특히 박지수의 패스 미스로 인한 첫 실점은 전북 팬들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중계 화면으로 봤을 때 그 장면은 단순한 개인 실수가 아니라, 전체 수비 조직이 흔들리는 신호탄처럼 보였습니다.

수비수의 실수는 시즌 내내 나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실수 이후 수비 라인이 재빨리 정돈되고, 중원에서 압박 속도를 회복하고, 골키퍼가 마지막 안전판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전북은 그 어느 것도 선명하게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송범근 골키퍼의 몬타뇨 실점 장면 역시 바운드 변수가 있었다고는 하나, 중계 반복 화면으로 봤을 때 세이빙(Saving) 타이밍이 다소 이른 감이 있었습니다. 세이빙이란 골키퍼가 상대의 슈팅을 막아내는 동작을 의미합니다.

저는 이날 경기를 보면서 전북의 가장 큰 문제는 '안일함'이라고 느꼈습니다. 리드를 잡았으니 결국 이기겠지, 승격팀이니까 체급 차이로 눌러 앉히겠지 하는 무의식적 방심이 곳곳에서 읽혔습니다. 세컨드볼 경합에서 한 템포 늦고, 수비 전환 속도가 느리고,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은 강팀의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후반 투입된 이영재와 추마시의 집중력 부족은 패배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영민 감독의 전술과 37억 기적

부천FC의 승리 뒤에는 이영민 감독의 치밀한 준비가 있었습니다. 그는 K리그1 무대를 선수로서는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말 그대로 무명 출신 감독입니다. 포항 스틸러스 신인으로 입단했지만 1군 기회를 전혀 잡지 못했고, 이번이 감독으로서도 K리그1 데뷔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부천에서 6년째 재계약을 이어가며 팀의 철학을 완성해 왔고, 이번 전북전에서 그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영민 감독의 가장 큰 강점은 가성비(Cost Performance) 중심의 선수 운영입니다. 부천의 2024시즌 선수단 인건비는 37억 원으로, K리그2에서도 10위 수준이었습니다(출처: 대한축구협회). 이는 전북의 200억 원대 인건비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입니다. 그는 이 예산으로 외국인 선수 7명을 영입했는데, "외국인 선수가 오히려 더 싸고 경쟁력 있다"는 솔직한 발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선수들이 단순히 저렴한 용병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갈레고, 바사니, 몬타뇨 모두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을 마다하지 않으며, 역습 상황에서의 피니시까지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저는 중계를 보면서 이들의 플레이가 몸에 완전히 배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빠르게 전진하고,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결정적 구역에서 마무리 짓는 일련의 과정이 매우 자연스러웠습니다. 이는 겨울 전지훈련과 이영민 감독의 반복적인 전술 훈련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경기 후 이영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겨울 전지훈련 때 더 열심히 할 걸 후회된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전북을 꺾은 K리그1 데뷔전 승리 앞에서도 자만하지 않고 부족한 점을 먼저 돌아보는 태도는, 그가 왜 부천에서 6년간 신뢰를 쌓아왔는지 보여주는 단면이었습니다.

중계로 본 경기 흐름과 체감 온도

중계 방송으로 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점수와 실제 경기력 사이의 괴리였습니다. 전북이 1-0, 2-1로 앞서가는 순간에도 화면 속 전북은 편안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을 다루는 터치가 거칠었고, 중원에서 템포를 조절하는 선수가 명확하지 않았으며, 수비 라인은 한두 번씩 위험한 공간을 내줬습니다. 반면 부천은 밀리는 상황에서도 조직이 무너지지 않았고, 볼을 빼앗는 순간 즉각적으로 위협적인 역습을 전개했습니다.

중계 화면의 장점은 선수들의 표정과 움직임을 세밀하게 포착한다는 것입니다. 전북 선수들은 실점 후 서로를 바라보며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부천 선수들은 동점 후에도 침착함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몬타뇨의 중거리 득점 장면은 중계 반복 재생으로 봤을 때 송범근의 반응이 다소 빨랐고, 바운드를 예측하는 타이밍이 이른 감이 있었습니다. 물론 현장의 잔디 상태나 조명, 바람 등 변수가 있겠지만, 화면으로 본 인상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슈팅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경기 막판 부천의 결승골 장면을 보면서 "오늘은 정말 부천이 가져갈 날이구나"라고 확신했습니다. 승격팀이 원정에서, 그것도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두 번 뒤집고 다시 앞서가는 것은 단순한 운이 아닙니다. 그것은 준비된 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서사입니다. 중계를 통해 본 부천의 에너지는 후반 내내 전북을 압도했고, 화면 밖 관중석의 함성 역시 시간이 갈수록 부천 쪽으로 쏠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중계 시청자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전북 팬이라면 당연히 실망스러웠겠지만, 중립적 시청자나 축구 팬 입장에서는 부천의 대담한 도전과 완성도 높은 역습, 그리고 이영민 감독의 전술적 준비가 흥미진진하게 다가왔습니다. 강팀의 이름값보다 경기 안에서의 집중력과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경기였습니다.

전북은 슈퍼컵 우승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개막전에서 찬물을 뒤집어썼습니다. 정정용 감독은 이번 패배를 계기로 선수단의 집중력과 조직력을 다시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부천은 K리그1 데뷔 무대에서 가장 낭만적인 첫 승을 거뒀습니다. 37억 원의 예산으로 200억 원 팀을 꺾은 이 승리는,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감독의 혜안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앞으로 부천이 K리그1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그리고 이영민 감독이 어떤 전술적 변화를 더 보여줄지 기대가 큽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_nltbndm1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