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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제주 원정 승리 (뒷심, 클리말라, 야잔-로스)

by looojj 2026. 3. 23.

FC서울이 제주 원정에서 2-1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후반 추가시간 이승모의 결승골이 터진 순간, 중계를 보던 저는 소리를 지르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제주전 3연패의 기억이 있었기에, 이번 승리는 단순한 승점 3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특히 동점골을 허용한 직후 다시 앞서 나가는 모습은 작년의 FC서울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장면이었습니다.

로스가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출처 : FC서울 공식 홈페이지

추가시간 결승골, 달라진 FC서울의 뒷심

작년 FC서울은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로 승점을 자주 놓쳤습니다. 특히 제주를 상대로는 흐름을 잡고도 결과를 내지 못하는 전형적인 약세 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정반대였습니다.

후반 43분 최병욱의 동점골이 터졌을 때, 솔직히 "또 서울이 무너지는 패턴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중계를 보면서도 해설진의 톤이 살짝 바뀌는 게 느껴졌습니다. 서울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지난 시즌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서울은 달랐습니다. 동점골을 허용한 직후 흔들리는 대신, 다시 공격적으로 나서며 결승골을 만들어냈습니다. 후반 추가시간 송민규의 헤더 패스와 이승모의 마무리는 단순한 골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이건 준비된 패턴이기도 하고, 동시에 선수들의 집중력이 끝까지 유지됐다는 증거였습니다. 서울이 패턴 플레이를 하여 골 넣는 모습을 너무 오랜만에 보게 되어 소리를 질렀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멘탈 리질리언스(Mental Resilience)'입니다. 멘탈 리질리언스란 역경 상황에서 빠르게 회복하여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작년 서울은 이 부분이 약했지만, 올 시즌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주 원정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계속되는 원정 경기로 인해 피로감이 많이 쌓였을 것입니다. 중계를 보면서도 초반에는 제주 흐름으로 경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승점 1점이라도 괜찮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김기동 감독의 서울은 리그에서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약속된 플랜이 있는 모습입니다.

경기가 끝난 후 느낀 가장 큰 감정은 "서울이 진짜 바뀌었구나"였습니다. 단순히 승리해서가 아니라, 경기의 흐름을 이겨냈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점골을 허용한 뒤 다시 경기를 가져오는 장면은, 중계로 보면서도 확실히 이전 시즌과는 다르다는 것을 체감하게 만든 포인트였습니다(출처: K리그 공식 기록).

클리말라의 슈팅과 야잔-로스 수비 조합

클리말라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영입 후 경기에 거의 나오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가벼운 몸 상태가 보이며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제가 중계를 보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클리말라의 슈팅 시도였습니다.

해설진도 계속 "때려라"고 얘기하는데, 클리말라는 실제로 그걸 해냅니다. 공격수의 가장 큰 덕목 중 하나가 어떤 자세에서든 슈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제주전에서도 클리말라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로스가 골을 넣게 됐습니다. 여기서 '세컨볼(Second Ball)'의 중요성이 드러납니다. 세컨볼이란 슈팅이나 패스가 골키퍼나 수비수에게 튕겨 나온 뒤 발생하는 두 번째 기회를 의미합니다.

클리말라로 인해 조영욱도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클리말라는 일단 슈팅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세컨볼 등 다양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저번 시즌 서울은 추가시간에 골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서울도 추가시간에 골을 넣는 팀이라는 것을 느꼈던 경기였습니다.

수비에서도 야잔-로스 조합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단순히 수비력만 좋은 것이 아니라, 상대 공격을 물리적으로 압도하는 '무게감'이 존재합니다. K리그에서 이 정도 안정감을 주는 센터백 조합은 흔치 않습니다.

외국인 센터백 조합이라 소통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피지컬과 축구력으로 수비를 잘 해내는 모습입니다. 중계를 보면 팀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알 수 있는데, 이번 서울은 급하게 무너지거나 조급해지는 모습이 거의 없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계획된 경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다만 아직 조직적인 호흡이 완전히 맞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발전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야잔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 됐고, 로스와의 조합은 이번이 본격적인 첫 발맞춤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부터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골 결정력과 뒷심 부족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동점골을 먹힌 상황에서 추가시간에 다시 재역전하여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준비된 전술과 선수들의 집중력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출처: 대한축구협회).

한 가지 의문은 남습니다. 리그에서는 이런 경기력이 나오는데, 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동일한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가? 이는 단순한 상대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 집중도와 운영 방식의 차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이 부분까지 해결된다면, 서울은 단순한 상위권 팀이 아니라 우승 경쟁의 중심으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이번 경기는 단순히 재미있는 경기를 넘어서, 한 팀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중계 시청자로서 이런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축구를 보는 가장 큰 재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은 '강팀으로 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아직 완성형은 아니지만, 확실한 방향성과 결과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개막 후 2연승을 기록하며 승점 6을 확보한 서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